2026.06.17
[변호사 칼럼] 외도를 징벌하는 자연선택의 원리
1. 수컷의 외도는 합리적 행위일까?
생물학의 세계에서 수컷의 제1사명은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으로 정의되곤 한다. 그래서, 수컷은 끊임없이 사랑이 죄가 아니라는 자기합리화를 하며 외도에 빠진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 이태오의 대사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는 대사처럼 말이다.
얼핏보면, 외도는 수컷이 종족 보존의 본능에 충실하게 반응한 '합리적 선택'처럼 보이고 자연이 장려할 일처럼 보인다. 더 많은 암컷에게 씨앗을 뿌리는 것이 유전적 지분을 늘리는 가장 빠른 길이니까 그렇게 보일 법도 하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자연은 수컷의 이 개별적 합리성을 선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정교하고 가혹한 방식으로 그 선택을 '파멸'로 이끈다.
결국 자연은 수컷의 외도를 종족보존에 유리하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 자연은 왜 '개별적 합리성'을 거부하는가? - '투자 대비 수익'의 함정
자연계의 생존 방정식은 단순히 '탄생'에서 끝나지 않고 '성체로의 생존'까지 이어져야 완성된다.
그런데, 수컷이 외도를 통해 양적 팽창에 집중하는 순간, 기존 자손에 대한 보호와 먹이 공급은 필연적으로 줄어든다. 인간으로 보면 너무 많은 자손은 양육비용을 늘려 한명 한명에 대한 양육 충실도가 떨어져 생존 가능성이 낮아진다(인간은 사회적 생존일 것이다)
그리고, 외도는 시스템 내의 무질서(엔트로피)를 급격히 높인다. 이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 수컷은 더 많은 거짓말과 자원을 투입해야 하며, 결국 시스템은 임계점을 넘어 '파멸'에 이르게 된다. 외도로 인한 자원의 낭비가 너무 심해져, 종족보존에 바람직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법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파탄의 사례들은, 자연이 설계한 원리를 어긴 개체들이 치러야 하는 자원의 소모 현장이다.
그 결과, 수컷이 양적 팽창에만 집중하면, 기존에 확보한 '자손의 생존율(질적 유지)'이 급격히 떨어지는 임계점에 도달하게 되고,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외도하는 수컷은 그 스스로의 유전자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니 달가울 리 없을 것이다.
이는 사회전체적으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사회전체적으로 보면 경제학의 '공유지의 비극'으로 설명된다. 그 이론의 내용은 마을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유지에 소를 마음껏 방목하면(개별적 합리성), 결국 풀이 모두 사라져 모든 소가 굶어 죽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이론에서 유추하면, 자연계에서 '신뢰와 공동 육아'라는 자원을 공유하는 종이 있을 때, 수컷이 자신의 유전자만 퍼뜨리려 '무임승차(외도)'를 하면 전체 시스템(가족 단위 또는 집단)의 육아 역량이 붕괴되어, 결국 자신의 유전자도 살아남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양육비용의 증가로 전체적 종족 보존에 반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제국들이 영토를 넓히는 것(외도)은 국력을 과시하는 승리처럼 보였으나, 정작 넓어진 국경을 관리할 인프라와 행정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외부의 침입과내부 분열이 일어났고, 결국 거대 제국은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파멸하곤 한다.
이처럼 자연은 관리되지 않는 확장을 결코 '성공'이라 부르지 않는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외도란 관리되지 않는 확장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전체적으로 관리의 어려움으로 종족유지에 바람직 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에 '성공'으로 보지 않는다.
3. 그래서, 자연은 외도하는 수컷에게 제재를 가한다.
그래서, 자연은 '불안정한 다수'보다 '안정적인 소수'를 선택하는 종에게 생존의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한다.
무분별한 외도는 개인적으로는 양육자산을 소모시켜 생존능력 높은 후손을 키울 기회를 줄이는 행위이고, 집단 내의 신뢰 자산과 협력 구조를 붕괴시키는 행위로서, 자연에게는 '노이즈'로 간주되어, 자연선택이라는 필터에 의해 제거 대상이 된다.
그래서, 자연은 암컷의 반응으로 보복을 가한다. 조류 행동 분석에 따르면 수컷의 외도를 감지한 암컷은 해당 수컷의 새끼를 유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인간으로 보면 배우자의 가출로 볼 수 있다. 인간도 이혼과 재혼을 통해 다른 성실한 수컷 배우자를 찾게 되는데 이것도 자연이 보복을 가하는 결과일 것이다.
그 결과 외도 경향이 강한 수컷은 오히려 유전자를 퍼뜨릴 가능성도 줄어들고, 외도로 얻은 자손의 생존율도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자연이 선택한 '내쉬 균형'에 의한 파멸이다. 자연은 오히려 외도를 하는 수컷의 유전자는 후대에 전승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종족유지를 한다. 자연의 신비한 마술과 같은 것이다.
4. 나가며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이태오도 사회적으로 생존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며 드라마는 종결되었다. 자연이 징벌을 가한 것이다.
인간 사회와 자연계에는 '상호 신뢰와 책임'이 종족유지에 적합하다고 본다. 외도라는 행위는 자기 개인의 유전자 확장이라는 개인적 합리성일 뿐으로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종족유지에 바람직 하지 못하다.
그래서, 자연은 개인의 합리성만 추구한 개체에게 번식의 영광 대신 고립과 멸종이라는 성적표를 던져준다.
그래도 끊임없이 외도하는 수컷을 보면 수컷의 외도도 자연이 필요로 하는 행동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자연은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아주 드문 확률로 발생하는 '변종(외도)을 통한 유전적 다양성'이라는 도박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참으로 묘한 자연의 세계다.
법무법인 한백 변호사 이진화
